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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의학칼럼]온몸이 아파요, 섬유근통증후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3-11-02 오후 2:15:23  [ 조회수 : 2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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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나 청주한국병원 신경과 과장




  걸핏하면 몸 여기저기가 아프다고 하지만 막상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으면 별 다른 이상이 보이지 않아 꾀병이나 엄살 취급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환자 본인은 실제로 통증을 느끼고 이 통증 때문에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는데 검사를 해도 왜 아픈지 원인을 찾을 수 없고 주변 사람들에게 엄살 부린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답답할 따름이다. 이러한 사람들 중에서 적지 않은 수가 섬유근통증후군 환자일 가능성이 있지만, 뇌졸중이나 치매와는 달리 병명부터 낯설게 느껴지는 만큼 섬유근통증후군은 아직 널리 알려진 질환은 아니다.

  섬유근통증후군은 온몸의 뼈나 근육에 통증이 있으면서 뻣뻣한 느낌이 드는 증상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질환으로 정의한다. 여기서 ‘만성적’이라는 표현은 보통 3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여러 계통의 증상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날 때 ‘증후군’이라는 단어를 붙이게 되는데 섬유근통증후군은 크게 네 갈래의 증상을 보인다. 첫째는 섬유근통증후군의 정의에서도 등장한 전신 통증이다. 정확한 통증 지점을 찾기 어려워 환자도 어디에 통증이 있는지 잘 표현하지 못 할 때가 많으며 ‘몸살이 자주 온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통증은 3개월 이상, 거의 매일 있으며 통증 강도도 심한 경우가 많아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게 된다. 그리고 전체 환자의 50~80%는 긴장형 두통이나 편두통과 같은 두통을 동반한다. 둘째는 피로이다. 조금만 무리를 하여도 환자는 쉽게 피로감을 느끼며, 평소에 가지고 있던 통증이 악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셋째는 인지 장애이다. 환자들은 흔히 ‘머리에 안개가 낀 듯 하다’거나 ‘머리가 맑지 않다’고 호소한다. 집중력이 저하되고 기억력도 감퇴하여 예전에는 쉽게 할 수 있었던 일들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능률이 떨어진다. 그러다 보니 이러다 치매가 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환자도 있다. 넷째는 기분 장애이다. 전체 환자의 30~50%가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호소한다.

  섬유근통증후군은 남녀 성비가 1:8~9로 남성 환자보다는 여성 환자가 많은 질환이다. 전체 인구의 1~2% 정도가 섬유근통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섬유근통증후군의 빈도도 높아진다고 보고 있다. 20~50대의 유병률은 2%인 반면 70대의 유병률은 8%로, 열 명 중 한 명은 섬유근통증후군을 앓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증상이 있으면 섬유근통증후군이다’라고 할 만한 특징적인 증상이 없고, 혈액 검사나 영상 검사를 해도 별 다른 이상 소견이 없다 보니 섬유근통증후군으로 진단하기가 쉽지 않다. 섬유근통증후군 환자들은 섬유근통증후군으로 진단을 받기까지 평균 5년이 걸린다고 하며, 실제 섬유근통증후군 환자들 중 25%만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으로 추정한다.

  그만큼 진단을 하기 어려운 질환이다 보니 좀 더 정확하게 진단을 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진단 기준이 제시되어 왔다. 미국 류마티스 학회는 1990년에 3개월 이상 만성 전신 통증이 있으면서 전신의 압통점 18군데를 4kg의 압력으로 눌렀을 때 11군데 이상 통증을 느끼면 섬유근통증후군으로 진단하는 내용의 진단 기준을 제시하였다. 이 진단 기준은 심한 상태의 환자만 진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근육 자체의 질환 때문에 압통을 느끼는 것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있으며, 검사자가 압통점 검사를 진단 기준에 맞게 정확히 수행하기가 어렵다는 제한점이 있었다. 그래서 2010년에 전신 통증 지표와 증상 중증도 척도를 이용하는 진단 기준을 새로이 제시하였다. 전신 통증 지표는 몸을 19개 부위로 나누어서 통증을 느끼는 부위의 개수를 세어 0~19점 사이의 점수를 부여한다. 증상 중증도 척도는 피로, 잠에서 깨어날 때의 기분, 인지 증상, 일반적인 신체 증상 등 네 가지 항목에 각각 0~3점 사이의 점수를 매겨 총 0~12점 사이의 점수를 부여한다. 전신 통증 지표가 7점 이상이면서 증상 중증도 척도가 5점 이상이거나, 전신 통증 지표가 3~6점이면서 증상 중증도 척도가 9점 이상이면 섬유근통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 섬유근통증후군의 증상들이 비특이적이다 보니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는 다른 질환들과의 감별이 필수적인데, 이를 위하여 자세한 병력 청취와 신체 진찰, 혈액 검사가 필요하며 경우에 따라 영상 검사나 신경 전도 검사 등도 고려한다.

  이렇게 섬유근통증후군으로 진단을 받게 되면 보통 약물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섬유근통증후군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신경계에서 통증을 전달하는 물질은 과도하게 증가하고 통증을 억제하는 물질은 과도하게 감소하여, 보통 사람들은 통증으로 느끼지 않을 약한 자극에도 쉽게 통증을 느끼게 되기 때문으로 추측한다. 그래서 섬유근통증후군의 치료를 위해서는 증가한 통증 전달 물질은 감소시키고 감소한 통증 억제 물질은 증가시킬 수 있는 약제를 선택한다. 그 약제들에는 항우울제 계통(삼환계 항우울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과 항전간제 계통이 있다. 한편 우리가 진통제로 흔히 복용하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지 않아 섬유근통증후군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트라마돌과 같은 아편 유사 작용제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섬유근통증후군의 치료는 약물 치료 외에도 비약물 치료도 중요하다. 효과가 있다고 입증된 비약물 치료에는 운동 요법과 인지 행동 치료가 있다. 운동은 걷기, 자전거 타기 등 저강도 내지 중강도 운동을 선택하여 한 번에 30분 이상, 주 3회 이상, 최소 4주일 이상 지속적으로 하여야 한다. 관절 질환이 있는 환자는 수영이나 아쿠아로빅과 같이 물 속에서 하는 운동을 선택하면 관절에 무리가 갈 염려 없이 운동할 수 있다. 다만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전신 통증이나 피로감이 심한 환자에게 무작정 운동을 하도록 하면 오히려 통증이나 피로감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약물 치료로 상태를 어느 정도 호전시킨 다음에 가벼운 운동부터 시도하는 것이 좋다. 인지 행동 치료는 우울감이나 자기 효능감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나 통증, 피로, 수면 장애, 삶의 질은 개선하지 못 하여 약물 치료 없이 단독으로 시도하기는 어렵겠다. 그 밖에도 여러 연구에서 침 치료, 수 치료, 마사지 등이 시도되었으나 뚜렷한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는 않았다.

  섬유근통증후군 환자는 몸이 여기저기 아프면서 자꾸 피곤하다고 하는데 검사에는 별 이상이 없다고 하니 꾀병이나 엄살 취급을 받기 십상이다. 때로는 우울감이나 불안감도 동반되어 마음의 병으로 오해 받기도 한다. 한편 환자는 몸 곳곳이 아프니 이러다 관절이 변형되거나 불구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하고, 불안감에 휩싸여 부정확한 정보나 민간요법에 매달리게 되기도 한다. 섬유근통증후군은 중추신경계의 통증 전달 기전에 이상이 발생하여 생기는 질환으로 정확하게 진단 받고 치료 받으면 호전될 수 있으므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는 독자께서는 신경과나 류마티스내과에 내원하여 진료를 받아보시기를 권유 드린다.

 

 

http://www.cctimes.kr/news/articleView.html?idxno=773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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